제브라참억새가 세차게 부는 바람에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 제 몸 가눌줄 모르는 억새와 마주하다 온실의 온기가 생각나 몸을 옮깁니다. 여전히 온실은 파릇파릇하고 미동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름에는 무더운 햇볕을 피할 수 있고, 겨울에는 찬바람을 피할 수 있습니다. 가진런히 곱게 서있는 온실 속 화초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쩌면 이 온실의 식물들도 우리가 부러운 날이 있을까요. 봄의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고, 가을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탁트인 넓은 하늘과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와 마주할 수 있는 다른 식물들이 부러워 안에만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느끼는 감정은 저마다 상대적이니 식물들도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할 줄 알았다면 그리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다른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그 환경에 있고 싶은 것처럼 다른 누구도 나를 부러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부러움이란 본인에게서 비롯되는 감정, 떨쳐버리는 것도 우리 마음에 달린 것 아니겠습니까. 각자가 정해놓은 삶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때, 그 기준은 욕심이 되고 맙니다. 그리 생각하면 제가 느낀 부러움의 감정도 어쩌면 작은 욕심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