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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예원 가을의 끝을 잡고
  • 등록일2010-11-08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784
내릴락 말락, 빗방울이 주춤합니다. 한 두 방울 힘없이 떨어지던 빗방울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숨어버립니다. 결국 비가 그쳤습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축 처져서 어두운 모습만을 보이던 하늘이 그친 비와 함께 깨어납니다. 서서히 들어오는 햇빛과 맑아지는 하늘, 느리지만 씩씩하게 흘러가는 파란 구름. 이제야 제법 가을 답습니다. 아직은 겨울이 그리 달갑지 않나 봅니다. 맑게 갠 하늘 정도에 울고 웃고 하니 말입니다.
수예원 하늘이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마주보고 서 있는 친구같은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수예원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빗소리를 내며 요란하게 불어오는 찬바람도 지나가는 실바람처럼 별 거 아닌 일이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부쩍 아침이 어두워졌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수예원 바닥을 굴러다니는 가벼운 낙엽들만 봐도 서울러 다가오는 겨울을 막을 길이 없다는 것 쯤은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예원의 둥근 정원 안에서 바라보던 가을의 기운 만큼은 제 가슴이 기억하고 있을 터입니다. 그 기억으로 가을같은 겨울을 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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