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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비 내리는 화목원의 가을
  • 등록일2010-10-28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668
오랜만에 찾은 화목원은 쓸쓸해졌습니다. 꽃이 가득하고, 향기가 은은하던 여름의 화목원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그 이름답게 '화목원'에서는 다른 전시원에 비해 꽃의 존재감이 훨씬 무겁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화목원의 가을이 외로운 것만은 아닙니다. 모든 잎들이 다 떨어져 이미 앙상한 가지만을 보이고 있는 화목원의 나무들에게 보란듯이 제 노란 잎을 흔들고 있는 은행나무가 아직 가을이 가지 않았다 말하기 때문입니다. 꽃이 채워주던 화목원의 기운을 은행나무가 대신 메워주려 하나 봅니다. 낙엽지는 은행나무의 많은 잎들이 바람 한 줄기에 우수수 떨어집니다. 꽃잎 대신 은행나무의 잎, 꽃 향기 대신 은행나무의 냄새가 화목원의 가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꽃이 없어도 당분간은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은행나무 아래에 서면 노란 은행나무 비가 내립니다. 줄기차게 쏟아내던 여름의 비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무곳에서나 볼 수 없는 화목원만의 가을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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