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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발견
  • 등록일2010-09-28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852
월요일의 수목원은 언제나 조용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숨결이 가득한 수목원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아무도 없는 수목원 곳곳을 누비며 느끼는 평화로움을 즐기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것은 '곳곳을 누빌 수 있다'는 일종의 쾌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주도 그렇게 계획없이 느티나무길을 지나가다 덩굴식물원 근처에 있는 백당나무를 보았습니다. 정확히는 백당나무에 맺힌 빨간 열매를 보고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가을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붉은 잎, 새빨간 작은 열매들이 가득 매달린 모습은 이런 곳에 백당나무가 있었나 새삼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백당나무 뒤로 보라색 빛을 머금은 또 다른 무언가가 보였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둥근잎나팔꽃입니다. 7월에서 8월, 아침일찍 피었다가 태양이 하늘 높이 솟아오르면 바로 시들어버린다는 귀한 나팔꽃을 보기위해 몇 날은 아침 일찍부터 의도하지 않은 걸음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보려고 해도 쉽사리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꽃입니다. 이미 10월이 코앞이라 앞으로 볼 일은 없겠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피어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정말 세상은 예측불가능입니다.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진 나팔꽃을 이렇게 갑자기 하나도 아닌 여러 개씩이나 발견하니 말입니다. 뜻하지 않은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 가령 무던히도 생각하려 애쓰던 이름 석자가 어느 날 문득 아무생각 없이 떠오르던 순간, 그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작은 것에서 느끼는 행복, 이런 것이 바로 인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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