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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있는 풍경
  • 등록일2010-07-23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866
저는 비가 오는 날이면 따뜻한 커피가 생각납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하루키의 소설에서처럼 사실은 커피의 맛보다는 커피가 있는 풍경이 그리운 것이겠지요. 그것이 커피가 되었든, 홍차가 되었든 그 풍경 자체를 원하는지도 모릅니다. 정문에서 육림호로 길게 이어지는 산책길의 끝에는 '육림호 휴게소'라는, 크고 투박하게 쓰여진 글귀가 보입니다. 그리고 통나무로 지어진 단단한 집 한 채가 있습니다. 통나무집, 혹은 핑거로즈라 부르는 수목원에 하나 있는 작은 쉼터입니다. 고속도로의 휴게소처럼 차를 마시거나 간식을 먹는 작은 휴게소인 셈입니다. 핑거로즈는 육림호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소소한 유혹입니다. 탁 트여 시원한 육림호를 바라보고 있자면 커피 한 잔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그것이 핑거로즈를 방문하는 이유입니다. 육림호의 풍경과 어우러져 이제는 통나무집과 육림호가 하나가 된 느낌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 곳, 사소한 이야기가 있는 곳, 오래 머무르지 않는 곳. 육림호에는 작은 쉼터, 핑거로즈가 언제나 함께입니다. 오늘처럼 커피가 생각나는 날에는 통나무로 지어진 집, 핑거로즈를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느릿한 산책길의 종착역으로 정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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