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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각나무를 아십니까?
  • 등록일2010-07-21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2146
사슴의 뿔처럼 보드랍고 황금빛을 가진 아름다운 수피를 가졌다 해서 녹각나무라 불렀습니다. 그 녹각이 발음이 쉬운 노각으로 변한 것이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노각나무입니다. 황색 얼룩무늬 덕분에 비단나무라 불리기도 합니다. 숲의 명예전당에는 노각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습니다. 지금은 그 하얀 꽃이 거의 떨어져 무성한 모습을 볼 수 없기에 한 그루 있는 노각나무가 눈에 들어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꽃이 지는 것이 안타까워서가 아닙니다. 그저 그 수피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노각나무를 혹시나 꽃이 안 보여 그냥 지나칠까 하는 사소한 걱정을 했을 뿐입니다. 묘한 든든함이 있습니다. 길쭉하고 잘빠진 노각나무 앞에 서 있다보면 굳건한 힘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무게중심이 맞아 떨어져 수평으로 멈춰 있는 시소의 공평함, 혹은 굳건하게 내 뒤를 받치고 서 있는 그림자 같은 알 수 없는 에너지와 힘이 스물스물 제 몸을 감싸고 도는 것입니다. 그 수피와 초록색 푸른 잎사귀, 하다못해 동그란 꽃봉오리까지 멍하던 제 정신을 잡아버려 지금까지 이렇게 노각나무에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턱시도를 빼입고 나비넥타이를 할 것 같은 매끈한 노각나무를 찾아보시겠습니까? 하얗고 예쁜 꽃이 아닌 얼룩덜룩하고 부드러운 오빠같은 나무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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