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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가져다 준 비비추
  • 등록일2010-07-06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504
햇빛이 내려쬐는 화목원에는 시원시원한 얼룩무늬비비추 꽃길이 있습니다. 지나는 걸음걸음마다 얼룩무늬비비추가 반갑게 맞아주니 더위도 조금은 가시는 것 같습니다. 비비추는 '잎의 모양이 꼬이거나 비비듯이 뒤틀려 있는 나물'이라 해서 그렇게 이름붙여졌습니다. 비비추, 얼룩무늬비비추, 일월비비추, 주걱비비추, 흰일월비비추 등. 수목원에는 많은 종류의 비비추가 있습니다. 조금은 투박하고, 좋게 말해 우직한 이름들입니다. 그 이름처럼 까탈스럽지 않아 아무 땅이나 잘 자라는 녀석입니다. 온실 속 화초처럼 사람 손을 타지 않아도 무럭무럭 제 길대로 크는 녀석이니 그저 순한 순둥이입니다. 이러한 비비추는 여름의 식물이라 합니다. 아마도 곧게 뻗어있는 꽃대와 풋풋함을 가진 그 꽃을 보고 시원함을 느끼기 때문이겠지요. 무릇 계절의 식물이라 함은 계절을 대표하는 식물일 것입니다. 헌데 언제부터 식물이 계절을 따라 피어났을까요. 계절을 나누기 전부터 이 땅에 존재했던 식물들이 가지고 있던 시간의 흐름이 계절을 만든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그러니 사실은 식물이 나는 시간의 순서로 계절을 나눈 것일지도 모른다는 말입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오늘만은, 여름이 되었으니 비비추가 꽃을 매단 것이 아니라 먼 옛날 자연과 함께 어우러졌던 '옛사람'의 마음처럼, 비비추가 꽃을 피웠으니 무더운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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