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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식물원 고사리 마을
  • 등록일2010-07-01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802
무슨 일인지 머릿 속에 문득 양치식물원이 떠올랐습니다. 얼마 전 고사리에서 뿜어나오는 오묘한 '매력'에 반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목원 양치식물원에는 갖가지 고사리 종류가 많이 모여 있어 고사리들의 마을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양치식물원 한 가운데에 서 있다 보면 종종 바다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고사리들이 사는 바닷 속 마을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고사리는 꽃이 피지 않는 식물들 중 유관속을 가진 양치식물입니다. 바로 그 꽃이 피지 않는 밋밋한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곤 합니다. 물론 저도 고사리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차분하게 뻗어나오는 줄기의 섬세한 곡선도 빼곡하게 모인 고사리가 만들어내는 수려한 장관도 지금껏 제대로 눈에 담지 못했습니다. 고사리의 세계는 4억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주 먼 옛날부터 지구의 역사를 겪고, 모든 동식물과 함께 살아온 셈입니다. 이 많은 시간을 건너서 지금까지 왔다니 셈으로는 따져볼 수 없는 인생의 대선배입니다. 그렇게 살아온 크고 작은 형태의 고사리들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다른 어느 식물들이 뿜어내는 것과는 다릅니다. 신비롭다고 할까요. 은은하다고 할까요. 가만히 앉아 유심히 살펴보면 제가 범접할 수 없는 연륜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고사리와는 아직 알게 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제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겠습니다. 고사리가 말그대로 '고사리같은 손'을 내밀어 제게 시간을 나누어줄 때까지 당분간은 작은 고사리들에게 눈을 맞춰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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