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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중심에 서서
  • 등록일2010-06-29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773
식약용식물견본원과 숲생태관찰로를 지나 육림호로 걸어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반듯하게 적힌 '산책로'라는 글씨가 보일 것입니다. 수목원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육림호로 걸어가는 본래의 길과 산책로라는 샛길 앞에서 아주 작은 고민을 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덩치가 훨씬 작은 산책로가 지고 맙니다. 결국 몇몇 사람들의 선택만이 산책로를 향합니다. 그래서 소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저만을 위한 길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산책로를 걷다보면 제가 한 행동 하나하나가 크게 느껴집니다. 계곡의 물소리, 크고 작은 나무의 움직임, 발밑으로 보이는 버섯과 곤충들이 그 길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사람들이 내쉬는 숨소리, 터벅터벅 걷는 걸음걸음이 산책로와 하나가 됩니다. 그렇게 소박하게 많은 시간동안 수목원의 하루를 보내온 길입니다. 실은 산책로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짧은 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이 닿지 않아 조용하고 한적해 본연의 길이보다 길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결코 짧지 않은 산책로가 끝나면 육림호가 보일 것입니다.
수목원에서 여름 더위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바로 육림호라고 한다면 조용하고 아늑한 휴식처, 쉼터같은 곳은 산책로가 아닐까 합니다. 마치 세상의 중심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그 곳에서는 누구나 세상의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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