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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나무와 커다란 열매
  • 등록일2010-06-22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349
이른 봄, 꽤 오랫동안 붉은 빛이 매혹적이었던 아가씨나무를 기억하실까 모르겠습니다. 그 진분홍의 꽃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고 청초한 느낌을 주어 아가씨나무로 부른다고 합니다. 명자꽃이라고도 알려져있는 산당화입니다. 명자꽃과 산당화는 지금은 일반적으로 같은 취급을 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구분을 짓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지요. 그래서 산당화가 명자꽃이고 아가씨나무입니다. 불리는 이름도 가지각색인 이 나무, 독특하지는 않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것이 참 미묘한 매력을 가졌습니다. 옛사람들은 집 뜰에 이 명자꽃을 심으면 여자가 바람난다고 하였습니다. 빽빽한 잎과 그 사이사이로 흐드러지게 핀 붉은 꽃이 화려하지도 촌스럽지도 않아 하는 얘기일 것입니다. 지금 그 작고 단아한 아가씨나무에 동그란 열매가 탐스럽게 달렸습니다. 조롱조롱 매달린 그 열매가 언뜻 보면 모과같기도 하고, 조금 커다란 모양새는 사과같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꽃에 비해 열매가 투박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작지 않은 열매가 나지막한 나무에 매달려있으니 꽃과는 또 다른 눈길이 갔습니다. 언제 이렇게 커다란 열매를 맺었을까요. 단아한 아가씨나무가 꽃보다 훨씬 큰 열매를 만드느라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 노고를 치하해 햇빛과 비, 바람이 열매가 잘 맺히도록 도와주었나 봅니다. 아가씨나무의 노력을 생각해서라도 이 커다랗고 동글동글한 산당화 열매가 곱고 탐스럽게 잘 익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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