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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이 내려앉은 개다래
  • 등록일2010-06-11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342
육림호 개다래나무에 하얀 눈이 내려 앉았습니다. 이제 곧 무더운 여름인데 흰 눈이 내린 것처럼 여기저기 하얀 잎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육림호의 개다래 잎 앞면 전체가 흰색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육림호를 찾은 사람들이 일반적인 잎과는 다르지 않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지나갑니다. 어디 잘 못 된 거 아니냐며 근심 가득한 얼굴로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꽃 같은 처녀가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버린 것처럼, 항상 푸릇푸릇하던 초록 잎이 하얀색을 보이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은 백화현상입니다. 꽃이 크지 않고 향기도 진하지 않아 수정을 하기 어려울 때 개다래가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해 스스로 잎을 하얗게 변화시키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열매를 맺고 나면 원래색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 전략이 참 탁월하다 싶습니다. 천천히 육림호를 거닐던 사람들이 개다래나무 앞에서 한 번 걸음을 멈춥니다. 육림호를 보던 눈이 개다래나무를 향합니다. 곤충들도 그리 할 것입니다. 하얀 잎을 가진 나무의 모양새가 이상할 법도 하니 어느 곤충은 걸음을 멈추겠지요. 진한 초록의 잎이 무성한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수정을 위해 잎을 하얗게 변화시키는 모습이 저는 왠지 대단하다 여겨집니다. 먼 옛날부터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해 있는 힘껏 노력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이제 육림호를 지나는 중간에 떡하니 자리 잡은 개다래의 하얀 잎을 보고 이상하다 생각할 필요도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개다래가 지금도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시면 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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