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들이 아침부터 수목원 앞마당 나뭇가지에 앉아 수런거립니다. ‘까악~깍!(이게 뭡니까?)’ ‘깍깍깍~(그러게요. 대체 뭘 먹고 견디라고.)’ 직박구리들도 ‘삐익 삑!(춥고 배고파!)’ 군시렁거리며 날아갑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어제만 해도 촉촉한 봄비가 내렸습니다. 겨우내 쌓인 눈이 비에 씻겨가고, 나무들은 모처럼 꽁꽁 얼었던 겨울눈을 녹이던 참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룩주룩 내리던 빗방울을 바라보던 동장군의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냅다 차가운 입김을 내뿜자 세상은 다시 하얗게 변했습니다. 저 늙은 장군은 아직도 몇 번이나 더 변덕을 부릴지 모릅니다. 다 늙어도 꽃을 시새워하는 바로 그 변덕! 꽃인 당신, 나, 우리들이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