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디흰 언 젖이 돕니다. 졸졸 흐릅니다. 찰랑찰랑 넘칩니다. 쏴아아- 쏟아집니다. 가슴 고랑으로 젖먹이들이 모여듭니다. 쿨렁쿨렁 목젖을 넘어뜨리며 흰 젖이 넘어갑니다. 목마름이 가시고 핏줄마다 물고기가 파닥거립니다. 뒷다리가 팽팽해진 짐승들 힘차게 젖무덤 사이로 달려갑니다.
수목원을 감싸고 있는 소리봉과 물푸레봉은 거대한 지모신의 가슴입니다. 그 가슴에 초유가 돈 지 수천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끊이지 않고 흐릅니다. 계곡가의 수백 년 된 졸참나무 할아버지와 갈참나무 할머니, 그리고 전나무 아저씨도 아직껏 젖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풍게나무에 앉은 박새도, 층층나무에 앉은 콩새도, 바윗돌에 앉은 물까치도 털빛과 목소리는 달라도 모두 같은 젖을 먹는 형제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