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햇살과 하늘이 가을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에 뒤질세라 수목원의 나무들은 고은 옷을 입고 다정히 함께해주고 있습니다.
그 빨갛고 노란 단풍이 얼마나 예쁘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이듭니다. 조금씩 조금씩 물들었던 단풍이 이제 다시 조금씩 조금씩 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보기엔 이 고은 단풍이 너무 예쁘기 그지 없지만 나무들은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 봄과 여름내 함께했던 자신들의 살을 떼어 놓고 있습니다. 아프고 힘든 시기이지만 잘 버릴줄 알아야 앞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혼자만 신이나서 곱다고 예쁘다고 좋아했던 모습이 새삼 부끄러워집니다.
또한 나는 얼마나 잘 버리며 살아왔는지 돌아봅니다. 움켜쥐고 가지는걸 더 좋아하며 버리고 배풀기를 주저하던 제 모습이 아니었나 후회도 되고 반성도 되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