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넓고 탁트인 우람한 나무들의 숲길을 걷고 싶은 날이 있다.
또 때론 나무들이 우거져 숲을 헤치며 가야하는 좁은 비탈길을 걷고 싶을 날이 있다.
오늘은 나무들이 우거진 좁은 길을 걷고싶은 그런 날이었다.
숲생태관찰로에 한발을 내딛어 보았다.
나뭇잎에 햇살이 부서지고 머리위로 산새들이 지저귄다.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나무 사이사이로 바람이 스쳐지나가는 소리가 마음 한켠에 쌓여있던 실음을 덜어내주는 듯 하다. 가던길을 잠시 멈추고 눈을 감아본다. 이순간 세상을 다 가진듯한 이 행복함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늘 가던 길이라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다르면 또다른 세상을 맛볼수 있다.
따뜻한 봄날 한가득 피었던 피나물이 있던 곳에 이제는 노란 꽃대신 연녹색의 푸르름이 가득 덥혀 있다. 또 한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날을 위해 지금도 새 옷을 단장하고 있을 이곳..
늘 바라보던 시각과 시선이 아닌 또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면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이 우리를 반겨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