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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방앗간 가는 길
  • 등록일2010-02-12
  • 작성자0 / 관리자
  • 조회904
수목원 측백나무 길 휘돌아간 모퉁이에는 연자방앗간이 하나 있습니다. 연자방앗간에는 연자방아만 있습니다. 연자방아를 끌던 칠복이네 황소도 없고, 빻을 곡식을 가져오던 영자 엄마도 춘자 엄마도 없습니다. ‘참새가 방앗간 지나치랴?’는 속담은 가까스로 남았지만 참새 떼조차 사라진 지 오랩니다.
365일 멈추어 있는 연자방아는 가끔씩 저도 모르게 움찔거리곤 합니다. 곡식을 찧느라 진종일 빙글빙글 돌던 고단한 노역이 오히려 그립습니다. ‘정월이라 초하루 찹쌀방아를 돌려라’ ‘에헤라디여 에헤이요 방아흥아로다’ 방아타령과 함께 다시금 힘차게 돌고 싶습니다.
오늘처럼 방앗간 밖으로 쌀가루 같은 흰눈이 펑펑 오는 날이면 연자방아는 소리 없이 웁니다. 설 명절 쇠러 가는 21세기의 사람들에게 아무 것도 줄 게 없어서, 떡쌀 한 줌 내어 줄 게 없어서 소리 죽여 웁니다. ‘모두들 고향 잘 다녀오십시오. - 수목원 연자방아 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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