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수목원 탁 트인 나무 아래에서 노란 복수초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는 일전에 보았던 다른 복수초와는 조금 다르덥니다. 조그맣게 올라온 꽃봉오리도 그러하고, 활짝 핀 노란 복수초 꽃도 그러합니다. 알고보니 먼저 만난 복수초가 가짜 복수초요, 새로이 눈을 맞춘 복수초가 진짜 복수초였습니다. 진짜가 아니라는 의미로 붙여진 개복수초, 그는 복수초와는 달리 잎이 꽃과 비슷한 시기에 나와 전초가 풍성합니다. 그리고 복수초는 꽃받침이 꽃잎과 크기가 비슷해 꽃받침이 숨어있지 않습니다. 원시적인 형태의 복수초 꽃은 자연이 변하면서 함께 변화한 개복수초 꽃보다 조금 더 우아합니다. 가짜라는 것도 억울한데 개복수초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서운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것도 제 느낌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공통점도 있습니다. 둘 다 지금까지 강인하게 살아 남았다는 것. 그리고 개복수초와 복수초, 생김은 조금 다를지라도 모두 봄소식을 들고 우리 앞에 있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태어나는 시간이 다르고 모습이 다르다는 것은 머리로만 이해하면 될 일입니다. 우리는 그저 봄의 정령이라 부르는 그들이 나왔다는 것, 이제 봄이 왔다는 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그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