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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릇한 고사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그 위로 하얀 눈이 가득합니다. 바위 위 오밀조밀 모여있던 고사리 위로 가득. 걸어가는 길마다 양옆으로 줄지어 서 있던 고사리 위로 또 한가득. 정면의 햇빛에도 녹을 줄 모르는 눈이 고사리 마을을 집어삼켰습니다. 아니 어쩌면 따뜻한 겨울을 보내라며 눈 속 온기로 감싸안아 주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양치식물원 고사리들이 눈 속에서 긴 겨울잠을 자는가 봅니다. 추운 날씨 덕에 살얼은 눈은 바스락 소리를 내며 부서집니다. 완전히 사라져버린 고사리들이 혹시라도 눈처럼 부서질까 걸을 때마다 가슴이 덜컹합니다.
문득 궁금해집니다. 양치식물원 그 작은 공간 안에서 옹기종기 조용한 세상을 살던 고사리들은 이제 눈으로 덮힌 세상에서 어떤 겨울을 보내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