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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구슬붕이 반짝반짝
  • 등록일2011-03-18
  • 작성자 / 박**
  • 조회1642
가을이면 붉게 물든 잎 바람에 나부끼느라 정신없는 복자기나무 옆에는 화려한 복자기에 비해 낮게 자라 침착하게 사철 푸른 잎 지키며 서있는 섬향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복자기의 화려함에 묻혀 어느새 빛을 잃은 검정 표찰 그 밑에 반짝 하고 순간 빛나는 무언가가 보입니다. 이리저리 삐죽한 보석같은 그것은 표찰 아래에서 반짝, 어른 손으로 한 뼘 정도 떨어진 섬향나무 아래에서 잎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또 반짝. 그 옆으로는 조금 더 자라 모양새를 제법 갖춘 것도 있습니다. 자그마한 봄꽃 중에서도 가장 작은 큰구슬붕이입니다. 그리 작아도 곱기로는 보라색 고운 도라지꽃 저리가라 할 정도로 곱다 하였습니다. 아주 작은 보석이 땅을 뚫고 올라온 것만 같아 무릎을 굽히고 고개를 숙이고 나서야 그 모습을 눈에 담았습니다. 조금 더 자랐다 하여도 손바닥 높이에 닿지 못해 손에 닿으면 꺾여버릴까 가슴이 철렁합니다. 그 여린 몸이 섬향나무 잎사귀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가느다란 햇빛 한줄기를 그대로 받고서 어찌나 즐거운 듯 빛나던지. 4월이면 꽃을 보고, 그 꽃이 여름에도 계속된다지요. 온실 앞 복자기 옆 섬향나무 아래. 올 봄 큰구슬붕이 머무는 보금자리 주소입니다. 따뜻한 햇살이 우리 몸을 감싸안을 때 쯤, 큰구슬붕이 보라색 작은 꽃과 봄 인사를 나누는 것은 어떠십니까. 수고스럽겠지만 그와 마주하는 인사는 무릎을 굽히고 고개를 깊이 숙인 진한 인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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