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예원(박물관과 난대온실 사이의 작은 정원)이 자주색입니다. 연한 자줏빛 벌개미취가 수를 놓으니 수예원이 마치 벌개미취원으로 바뀐 듯 합니다. 지난 초여름부터 햇볕이 잘드는 수예원 풀밭에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던 녀석들이 지금은 수예원을 뒤덮었습니다. 하늘이 바로 보이는 그곳이 퍽이나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여리여리한 벌개미취가 약한 바람에도 하늘하늘 흔들립니다. 춤을 추는 것처럼 이리 휘청 저리 휘청 제 몸 가눌 줄을 모릅니다. 그렇게 춤추는 벌개미취들이 가득 모여 끝나가는 수예원의 여름을 빛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 모습이 예쁘장한 어린아이같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느다란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아이말입니다. 춤추는 벌개미취덕분에 오늘도 기분좋은 상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