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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탕카멘 완두콩''어떻게 3300년 만에 잠깼을까 (조선일보,11.10)
  • 등록일2007-11-12
  • 작성자 / 김**
  • 조회1982
''투탕카멘 완두콩''어떻게 3300년 만에 잠깼을까 (조선일보,11.10) 이미지1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출토된 완두콩을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이로써 국립수목원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완두콩 원종(原種)을 보유하게 됐다. 

연합뉴스 11월5일 보도
 

3300년 전의 수 많은 보물과 문화를 고스란히 인류에게 전달해 준 투탕카멘의 미라가 최근 발굴된 지 85년 만에 일반에 공개되었다. 이와 더불어 보물 부장품에 가려졌던 완두콩 유전자원이 국립수목원 산림자원보존과에 의해 대규모로 증식되었다는 사실이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3300년 된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출토된 완두콩이 부활했다’는 기사를 보며 행여 독자들이 현재의 생명공학기술을 공상과학영화인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이 현실화된 건 아닐까 하는 과장된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을 하게 된다. 

▲ 국립수목원이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에서 출토된 완두콩을 증식시켜 수목원에 전시하고 있다. /연합뉴스1993년 흥행했던 쥬라기공원은 모기가 빨아들인 공룡의 혈액 DNA정보가 석화한 투명한 호박 속에 온전히 보전되었고, 이를 이용해 공룡을 복제했다는 공상과학영화였다. 당시의 생명공학기술 수준을 생각할 때 이 영화는 정말 터무니없는 공상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지금 많은 윤리적인 이슈를 덮고 생각할 때 이런 일이 곧 현실화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1953년 왓슨과 크릭이라는 두 과학자가 생명의 모든 정보는 DNA라는 화학물질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2000년 모델식물과 사람의 DNA생명정보가 완전히 밝혀졌고, 올해 9월 ‘인간 유전체 해독’을 이끌었던 미국의 생명공학자인 크레그 벤터 박사는 본인의 유전체가 다른 인간의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또 고고학자와 생물학자들은 수억년 된 화석 속 생명체로부터 DNA를 추출하고 일부의 정보를 해독하여 생명체의 진화에 대한 구체적인 물증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결과들은 영화 ‘쥬라기공원’의 공상은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현재의 생명공학기술은 여기까지다. 즉, 3300년 된 ‘죽은’ 완두콩 조직의 DNA 정보를 이용하여 완두콩 생명체의 새싹을 틔울 기술은 아직까지는 없다는 얘기다. 만약 이 종자가 3300년 동안 19세의 소년 파라오 투탕카멘 미이라와 같이 보관되었던 종자로부터 유래했다면 필시 이 종자는 어떤 이유에서든 그 오랜 시간 동안 살아있었어야 한다. 보통 종자처럼 발아할 수 있는 기능은 상실했더라도 적어도 일부 조직의 세포만이라도 잠을 자고 있는 채로 살아 있었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세포가 있다면 어떤 조직으로부터라도 완전한 식물체로 되살릴 수 있다. 왜냐하면 식물의 모든 세포는 동물의 줄기세포처럼 적당한 호르몬 조절을 통해 완전한 식물체로 다시 분화할 수 있는 ‘전형성능’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토된 3300년 된 종자의 경우, 국립수목원이 종자가 몇 립이었고, 상태는 어떠했으며, 어떤 기술을 사용해 되살렸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밝히지 않아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투탕카멘의 종자가 오랜 시간 살아있었고, 이를 증식시켰다고 추정할 뿐이다.
 




분명한 것은 투탕카멘의 무덤 환경조건이 완두콩의 종자 생명력을 그토록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으리라는 것이다. 이집트 사막의 건조한 기후와 밀폐된 지하공간 그리고 석회암 지층에서의 적은 온도변화 등이 종자의 생명력을 오랫동안 유지하게끔 하는 좋은 저장조건이 되었을 수 있다. 척박한 사막에서 비가 올 때까지 수십 년을 살아 기다리는 종자, 산불이 나서 종자 표피를 약화시켜야만 발아가 될 수 있는 식물의 종자 등 종자에 담겨있는 놀라운 생명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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