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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핀 한란, “원인 찾았다”
  • 등록일2012-09-07
  • 작성자 / 관**
  • 조회1837

-꽃대에 굴 파는 굴파리가 주범-



국립수목원(원장 신준환)은 천연기념물인 ‘한란’이 꽃대가 꺾여 꽃을 피우지 못하는 원인을 문화재청, 서귀포 시청과의 공동 조사를 통해 밝혀냈다. 한란의 꽃대가 꺾이는 것은 꽃대에 굴을 파고 서식하는 굴파리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막는 방법으론 굴파리가 한란 꽃대를 가해하지 못하도록 한란 주위에 망을 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유효할 것으로 제시되었다.



천연기념물 제 191호로 지정되어있는 제주의 한란이 꽃을 피기 전에 꽃대가 꺾어지는 현상에 대해 국립수목원과 문화재청, 서귀포시청은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원인 조사에 나섰다. 이 현상은 몇 년 전부터 일부 한란에 나타났으나, 그 원인에 대해 자세히 조사된 적이 없었다. 조사결과 난(蘭) 종류의 꽃대에 굴을 파고 생활하는 굴파리가 그 원인으로 확인됨에 따라 ‘한란’ 보호를 위한 길이 열리게 되었다.



한란(Cymbidium kanran Makino)은 난초과 보춘화속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환경부 법적보호 1급이고 산림청희귀식물 멸종위기(CR)에 속하는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및 남해 도서지역에 매우 제한적인 자생지가 확인되고 있는 진귀한 식물이다. 한란은 11-12월에 꽃을 피우는데 향기가 그윽하여 인기가 매우 높아 무분별한 채집으로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하였다. 이에 문화재청에서 제주도의 “상효동 한란 자생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고, 그 결과 많은 개체들이 늘어났다.

 





 



지난해 국립수목원 희귀식물사업의 일환으로 제주도 희귀란인 한란의 생태동영상 촬영 중 (촬영 : 노영대 국립수목원 전문위원) 한란의 꽃대가 꺾여 꽃을 피우지 못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국립수목원 문화재청, 서귀포시 전문가가 공동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예전부터 일부 보이긴 했으나 작년에는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대책 수립을 위해 6월에는 국립수목원과 문화재청, 서귀포시청이 공동으로 한란 꽃대 피해 해충 조사와 대책에 대한 연구 모임을 가졌다. 국립수목원 연구진에 의한 연구결과, 난 종류의 꽃대에 굴을 파는 굴파리류가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확인된 한란 가해 곤충은 우리나라 학계에서 보고된 적 없는 굴파리 일종으로 Japanagromyza tokunagai (Sasakawa) (한란꽃대굴파리(가칭))임이 국립수목원 임종수 인턴연구원과 일본의 Sasakawa 박사에 의해 밝혀졌다 (그림 6).



한란꽃대굴파리(가칭)는 굴파리과(Agromyzidae)에 속한 종으로서 농작물의 악명 높은 해충인 아메리카잎굴파리와 같은 부류에 속한다. 이 굴파리는 일본이나 중국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보춘화속(Cymbidium)의 난 꽃대를 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난 애호가 사이에서는 굴파리 일종이 동양난 꽃대를 가해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이들 굴파리도 같은 종일 것으로 판단된다.



한란꽃대굴파리(가칭)의 몸크기는 2.5-3mm이며, 애벌레가 꽃대 내부를 갉아먹으며 터널을 만드는데, 이로 인해 꽃대가 시들거나 부러지는 것이다.



국립수목원의 제주도 현지 조사 결과 한란꽃대굴파리(가칭)는 한란 뿐 아니라 보춘화, 금난초의 꽃대나 자방을 가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림 1~5).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굴파리는 한 해에 최소한 3번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유추된다.



이번 조사에선 한란꽃대굴파리(가칭)와 더불어 기생벌 3종이 한란, 보춘화와 금난초에서 채집되었으며, 현재 국립수목원에서 기생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생벌은 생태 특성상 한란을 가해하는 해충의 천적일 가능성이 높아 이들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생물학적 방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이 굴파리에 의한 천연기념물 한란의 피해를 막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어, 우선 굴파리가 한란 꽃대를 가해하지 못하도록 한란 주위에 망을 치는 방법이 가장 유효할 것으로 제시되었다. 이는 굴파리의 생태 특성상, 일단 식물체 안으로 파고 들어간 경우 약품을 이용한 화학적 방제가 불가하고, 화학적 방제는 해충뿐 아니라 해충의 천적곤충 역시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산란을 막는 방법이 제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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