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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한 바람꽃
  • 등록일2011-04-07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328
나무냄새, 흙냄새 물씬 나는 수목원의 봄에도 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요즘은 눈이 녹기 시작할 무렵에 봄을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꽃을 피운다는 꿩의 바람꽃이 한창입니다. 나무처럼 굵거나 크지 않고, 얼음 녹은 시냇물처럼 졸졸 소리내지 않으며, 새처럼 울지도 않습니다. 그저 나뭇잎과 가지를 헤치고 작고 연약하지만 강하게 무리지어 이곳 저곳 꽃대를 올리더니 어느새 그들로 인해 봄이 즐거울 만큼 피었습니다.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 꽃잎처럼 보이는 활짝 피운 가느다란 꽃받침을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내고는 꼿꼿하게 서 있습니다. 그 처연한 모습을 보고자 눈을 크게 뜨고 가만히 지켜보는 사이 갑자기 꽃받침이 하나둘 접히기 시작합니다. 슉 슉 슉. 하나같이 천천히 하얀 꽃받침을 오므리는 꿩의 바람꽃은 그대로 피울 줄을 모릅니다. 그렇게 저녁이 되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오늘, 꿩의 바람꽃은 꽃 피우는 법을 잊은 듯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봄 꽃 얼굴 보기가 이렇게 힘이 들 줄은 몰랐습니다. 가만 보니 미운 구석 하나 없는 이 꽃, 흐린 날과 비오는 날은 물론이고 맑게 개인 날에도 햇빛이 없으면 꽃을 피우지 않는 도도한 봄의 꽃이었습니다. 그러니 하루 중 그들의 활짝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이름 그대로 바람같은 들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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