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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개인 오후, 수생식물원
  • 등록일2011-08-05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888
똑 똑 똑, 축 늘어진 낙우송 잎에서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천천히 낙하하는 빗방울은 수생식물원 호수 위에 잔잔한 물결을 만들고 사라집니다. 비 그친 여름 오후, 점점 맑게 개이는 하늘과는 달리 수생식물원에는 여전히 축축한 빗기운이 가득합니다. 올 여름 비비추 꽃잎은 물기 마를 일이 없는 듯 합니다. 속수무책으로 내리는 비에 햇볕 한 번 제대로 쬐지 못한 비비추가 오랜만에 반짝입니다. 산책 나온 어린 원앙 형제들과 만났습니다. 그들도 비가 그친 것을 알고 있겠지요. 아장아장 아기 걸음 걷듯 줄맞추어 헤엄치는 원앙들은 바위 위에서 햇볕을 쬐며 신선놀음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작은 발소리라도 들려오면 물 속으로 풍덩, 애꿎은 낙우송 주변을 어슬렁 거립니다. 이쪽에서 다가가면 저쪽으로 우르르, 저쪽에서 다가가면 이쪽으로 우르르. 한가로이 헤엄치는 어린 원앙들을 보며 햇빛도 빙긋 웃는 것 같습니다. 다음주도 비소식이 있다 들었습니다. 아직도 비가 지치질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비 온 뒤 맑게 개인 하늘이 오늘따라 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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