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글자모양도 숲처럼 생겨서, 글자만 들여다보아도 숲 속에 온것 같다.
숲은 산이나 강이나 바다보다도 훨씬 더 사람 쪽으로 가깝다.
숲은 마을의 일부라야 마땅하고, 뒷담 너머가 숲이라야 마땅하다.
-중간생략-
이 무정한 자연이 인간을 위로하고 시간을 쇄신시켜주는 것은 삶의 신비다.
사람의 언어가 숲의 작동 원리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숲이 사람을 새롭게 해줄 수 있는 까닭은 숲에 가지 않더라도 사람의 마음속에서 이미 숲이 숨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훈 -자전거여행 중 가까운 숲이 신성하다(안면도)
눈을 감아도 소리를 내지 않아도 이가을은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평안하게 해주는 묘한 매력이 있는 계절입니다. 김훈작가님과 함께한 가을여행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광릉숲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우리내 살아가는 삶을 이야기하며 맞장구치고, 함박웃음 짓는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김훈작가님의 자전거여행1 중 '가까운 숲이 신성하다(안면도)'의 한부분을 중년의 중후한 멋을 간직하고 계신 윤주상선생님께서 낭독해 주셨습니다. 단풍잎들이 하나 둘 떨어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윤주상선생님의 멋진 목소리가 하모니를 이루는 순간 지긋히 눈이 감겨지며 안면도의 한복판에 제가 서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또한 현악4중주가 연주한 '비발디의 사계'와 '10월의 어느멋진날에'는 이곳에 오신 한분한분에게 예쁜 선물을 한아름씩 안겨주는 듯 했습니다.
하늘이 선물해준 멋진 가을과 그보다도 더 귀하고 소중한 이들과 함께한 가을 여행은 마음 한귀퉁이 조그마한 상자에 담아 놓았다 조금은 쉬고싶고 지쳤을때 하나하나 곱게 펼쳐볼수 있는 마음의 선물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