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앞 커다란 복자기의 잎이 붉어져야 비로소 복자기의 찬란한 가을을 떠올립니다. 그것은 불그스름의 정도가 아닙니다. 조금 붉은 잎사귀가 점점 짙게 붉어져 온통 새빨간 빛이 가을마저 덮어버리면 복자기의 가을이 시작됩니다. 햇볕과 바람과 하늘과 구름이 그럴듯하게 보기좋게도 어우러진 가을의 비술나무는 바짝 마른 잎을 수북하게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면 복자기는 그 옆에서 새빨갛게 변해버린 가을의 잎을 하나둘씩 퐁퐁 내려보냅니다. 가을만큼 어울리는 복자기와 비술나무 콤비는 이렇게 가을을 나는 중입니다. 박물관 앞 비술나무 옆 복자기의 잎사귀가 새빨갛게 떨어집니다. 복자기의 가을이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완연한 가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