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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멋
  • 등록일2010-11-15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944
깍깍깍깍깍깍. 짹짹. 짹짹. 정확히 여섯 번 하고 두 번, 두 번. 새들이 지저귑니다.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가는 지금, 두 밤을 자고나니 포천의 날씨는 어느새 초겨울이 되었습니다. 겨울하늘의 구름은 느릿느릿 흘러갑니다. 지나는 줄 모르게, 변하는 줄 모르게 천천히 늑장을 부립니다. 그러나 느릿한 구름보다 더한 것은 시간의 느림입니다. 아마도 움직임이 적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밤이 길어졌음에도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은 겨울에는 왠지 모를 여유가 있습니다. 시간의 여백. 그것이 겨울의 미(美)입니다. 결국 겨울에 빠르게 지나가는 것은 오로지 새들의 뒤섞인 울음소리와 세찬 바람에 굴러가는 낙엽, 종종거리며 달리는 다람쥐(혹은 청솔모)의 발걸음 정도입니다. 하지만 겨울의 멋은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탁트인 공간에 있습니다. 겨울의 흔적을 찾아, 정확히는 빠르게 도망가는 다람쥐를 따라 손으로 보는 식물원을 찾았습니다. 저만치 달아난 다람쥐 대신 가지만 남은 나무 꼭대기에 어느 누구의 보금자리인지 모르는 새들의 둥지가 훤히 보입니다. 여름의 초록잎에 가려진 가지 위는 이렇게 누군가의 집이었나 봅니다.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나 싶은 키 큰 나무도 저만치 뒤에 보입니다. 한치의 거짓도 없는 자연의 투명한 속살입니다. 이것이 바로 겨울이 보여주는 두 번째 멋이지요.
겨울이 기다려지는 것은 이러한 겨울의 진면목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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