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온기만이 가득한 그 곳에서는 겨울이 어찌 지나가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봄이 얼마나 푸르고 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온실의 식물들이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높은 유리 천장을 뚫고 들어오는 한 줌 햇빛이 그들이 느끼는 유일한 계절의 자취입니다. 그러니 펑펑 내리는 눈에 몸이 떨릴 일도, 수목원에 소복이 쌓인 눈을 보며 몰려오는 겨울의 정취를 느낄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계절에 상관 없이 피고 지는 꽃이 자아내는 색의 향연이 아름다운 곳 또한 온실입니다. 화려하지만 결코 요란하지는 않은 많은 식물들의 색을 1년 내내 간직하는 곳이지요. 계절의 색은 잃었지만 말입니다.
계절이 겨울의 중반을 넘었습니다. 바람은 온 힘을 다해 겨울의 맛을 보여주고 있는 중입니다. 바람의 힘이 닿지 않는 곳, 온실의 계절은 언제나 따사로운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