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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뜯는 토끼와의 만남
  • 등록일2011-07-12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552
아마도 한동안은 수목원의 맑은 하늘을 보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 무덥던 여름날에는 그리도 비가 기다려 졌건만 얼마나 비가 왔다고 그새 하얀 구름 뭉실뭉실 떠 다니는 파란 하늘이 그리워집니다. 사람 마음이란 오늘도 이렇게 소나기처럼 가볍게 왔다 가는가 봅니다. 세차게 내리는 비가 잠깐 멈추는 순간이 있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수목원 풍경의 빈틈으로 가느다란 실같은 햇살이 비집고 나오는 순간 말입니다. 그 순간에는 모든 풀과 나무, 구름과 하늘이 반짝 하고 일삽시 맑아지는데, 그 때 만난 것이 바람의 힘을 빌어 잎사귀 끝에 달린 빗물을 털어내는 초록의 풀도 아니고 이때다 싶어 산책나온 구름도 아닌 토끼입니다. 관상수원 철쭉 옆에 앉아 풀을 뜯는 토끼 한 마리의 모습이 어쩐지 유달리도 한가롭습니다. 그의 짧은 식사 시간에 소리 없는 방해꾼이 되고 싶지는 않아 풀 뜯는 토끼와의 시간 싸움에 두 손을 들었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제 할 일을 하는 토끼마저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그칠 줄 모르는 빗줄기에 발길이 뜸해진 수목원의 그윽한 여름날처럼 말이지요. 아무쪼록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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