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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고인 양치식물원
  • 등록일2011-08-02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619
빗물이 흥건한 양치식물원에는 무럭무럭 자란 키 큰 고사리들과 우화를 끝낸 두점박이좀잠자리가 있습니다. 그동안 사람의 흔적이 거의 닿지 않은 그곳에는 잠자리 몇 마리의 평화로운 일상만 있을 뿐입니다. 이마 부위에 흑색의 두 점이 뚜렷하고 노란색 가슴 측면에 검은 줄무늬가 있는 것으로 보아 두점박이좀잠자리 암컷입니다. 아직 날 준비를 마치지 못해 미성숙한 상태인 그들은 미동 한 번 하지 않고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촉촉한 초록의 수풀 사이로 노란 몸통을 길게 뻗은 두점박이좀잠자리의 자태가 너무 곱습니다. 바람 불면 날아갈까 닿으면 부서질까 숨을 죽이며 그의 한가로운 오후를 지켜보았습니다. 올해 여름의 기억 속에는 햇살보다 비가 많을 듯 합니다. 양치식물원 돌바닥 틈으로 가득 고인 빗물은 비가 그쳐도 사라질 줄 모르고 그 자리를 지킵니다. 빗물이 햇볕에 전부 마르면 올해 여름도 다시 뜨거울 수 있을까요. 초록의 풀내음보다 빗물 섞인 흙내음이, 숲에 고인 시원한 바람보다 후텁지근하고 축축한 공기가 더 진하게 머릿 속에 새겨질 듯 하지만 햇살의 추억과 빗줄기의 기억 사이 어디쯤에는 아련하게 떠오르는 노란 두점박이좀잠자리의 모습이 남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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