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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수목원
  • 등록일2010-05-24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282
요 며칠 계속되는 비가 수목원의 대지를 촉촉히 적시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모든 꽃과 나무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마도 비를 핑계삼아 대화를 하고 있나 봅니다.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돼 안타까운 복주머니란이 예쁘게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매발톱 꽃은 비에 젖어 보랏빛향기가 나는 것만 같습니다. 꼭 쥐어짜면 물이 나올 듯한 불두화도 있습니다. 양치식물원이 비가 오면 더 예뻐진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관상수원의 황철쭉도 오늘따라 더 활짝 피었습니다. 할미꽃은 점잖은 모습이 오히려 안쓰럽게 느껴집니다.노랑꽃창포와 왜개연꽃 덕분에 수생식물원도 오늘은 빛이 납니다.

한 차례 비가 내리고 나면, 봄의 어느 꽃 잎은 지겠지요. 힘 없이 매달려있던 잎사귀도 몇몇은 떨어질 것입니다. 문득 한 장의 잎사귀처럼 걸어다니라 했던 시가 생각납니다. 언제라도 떨어져내릴 수 있음을 기억하라 했습니다. 아마도 늦기 전에 자신의 삶을 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인의 말대로 저 또한 한 장의 잎사귀처럼 비가 내려 내일 떨어진다 해도 후회하지 않도록 멋진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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