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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던 수목원이 요란스런 바람소리로 시끄러운 하루입니다.
변덕이 심한 봄날씨는 매서운 바람을 내뿜으며 따뜻한 봄볕을 기다리는 마음을 움츠리게 합니다.
한겨울 추위와 비교해보면 꽃샘추위가 그리 추운 것만도 아닌 것을.. 봄을 기다리는 기대심리 때문인지 유난히 춥게만 느껴집니다.
그래도 수목원 이곳 저곳.. 곳곳에는.. 봄의 흔적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잦은 발걸음에 조금씩 활기가 느껴집니다.

오늘은 산림박물관 외관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둥글둥글한 산수무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무늬는 7세기 산수무늬벽돌의 무늬를 소재로 하여 마치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케합니다.
부여군 규암면 외리에 있는 옛 절터에서 출토되었던 백제의 산수무늬벽돌은 후경이 전경위에 얹혀있는 듯한 백제 특유의 원근법이 잘 표현되어 백제시대의 회화를 추정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입니다.
앞으로는 시냇물이 흐르고 뒤로는 바위와 세개의 둥근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들.. 그 산봉우리마다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고, 하늘에 떠 있는 구름들은 마치 살아 흘러가는 것만 같습니다.
이런 무릉도원 같은 곳에서 꿈꾸며 살았을 백제인들..
그 시대의 하늘색, 바람소리, 나무와 꽃의 향기.. .시공을 초월해 같이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깊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자칫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었던 박물관 외관 한쪽 벽면의 무늬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존재 자체가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수목원을 관람하실 때 꼭 잊지 말고 들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