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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생식물원 한 켠, 조금 더 자세하자면 낙우송이 줄지어 있고 짙은 녹색의 잎들이 엉켜있어 그리 눈에 띄지도 않는 아주 작은 공간에 분홍꽃 몇 송이가 피어 있습니다. 예로부터 선비들이 소재로 삼아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다던 해당화입니다. 가득 피어 있는 것도 아니고, 꽃이 커다란 것도 아닌데 걸음을 멈춘 것이 이상합니다. 허나 그 해당화 몇 송이 꽃에 마음을 빼앗겨 눈길을 주는 것이 저 뿐은 아닌 듯 합니다. 수생식물원 넓은 호수 주변을 천천히 거닐다 작은 해당화 꽃 앞에서 멈칫, 햇빛에 반짝이는 분홍빛을 멀뚱히 쳐다봅니다. 그리하면 분홍색 잎을 활짝 편 해당화 꽃은 부끄러운 소녀의 볼처럼 발그스레. 그 참한 자태가 소박하고 예뻐 선비들의 사랑을 그리도 많이 받았나 봅니다. 해당화는 '사랑 받는 꽃'이라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를 감싸는 따뜻한 바람과 주변을 맴도는 곤충과 줄기차게 내리쬐는 햇살을 보자니 사랑 주는 법도 아는 모양입니다. 받는 것도 주는 것도 서슴치 않으니 '사랑 하는 꽃' 아니겠습니까. 해당화 피는 계절이 오면 지금까지 받은 사랑 고이 모아 햇살 한 줌에 같이 실어 보내는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