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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딱따구리, 온몸으로 울다
  • 등록일2011-05-31
  • 작성자0 / 박소라
  • 조회1595
천연기념물 제242호. 두부의 붉은 깃털이 인상적인 까막딱따구리가 시끌벅적한 휴게광장의 상수리나무 위에 집을 지은 것은 지난 3월의 일입니다. 3월에 집을 짓기 시작하고, 4월에 짝짓기를 하고, 5월에 4마리의 새끼 울음소리가 들리기까지 그리도 마음 졸이며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5월 말. 새끼 까막딱따구리는 어미의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이제는 제법 어미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어느 새가 소리라도 낼라 치면 꺼이꺼이 아기 울음 울듯 온몸으로 되받아쳐 웁니다. 바람이라도 상수리나무 잎사귀를 건들라 치면 고개를 빼꼼 내밀고 동그란 눈동자를 굴려가며 어미를 찾습니다. 그리 날개를 펼 준비를 하는 것이겠지요. 어른이 되는 과정일 것입니다. 참나무 잎사귀 우수수 떨어지랴 온몸으로 울며 어미를 찾던 새끼들이 이제 곧 둥지를 떠난다 들었습니다. 밑에서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몇 시간씩 어미새를 기다리며 새끼를 걱정하던 이들도 다시 볼 수 없습니다. 어미가 날아드는 순간의 기쁨을 누릴 날도 없겠지요. 번갈아 날아들던 어미새와 아비새의 울음소리도, 새끼의 작은 고갯짓도 더이상 볼 수 없을 테지만, 멋지게 지은 까막딱따구리의 둥지만큼은 선명하게 상수리나무 윗둥을 지키고 있을 것입니다. 3월 10일, 열심히 집을 짓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약 세달간의 여정이 그 둥지안에 모두 담겨있으니 우리는 그것으로 기억하면 그만입니다. 그저 무사히 날개를 펴기를 바랄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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