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 관리사 처마 밑의 우편함에 딱새가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뻐꾸기가 그 둥지 안에 몰래 알을 낳았다.
뻐꾸기는 둥지를 틀지 않고 다른 새의 둥지에 자신의 알을 낳아 놓아 제 새끼를 대신 키우게 한다. 이른바 탁란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딱새 어미와 아비는 자신의 새끼들을 둥지 밖으로 밀어버린 뻐꾸기 새끼를 자신의 자식인 마냥 열심히 키우고 있다.
딱새의 손에서 잘 자란 뻐꾸기 새끼는 다 자라 다른 곳으로 이소하였다. 그 곳에서도 딱새 어미는 열심히 뻐꾸기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주고 있다.
슬프게도 뻐꾸기 새끼라는 사실을 여전히 모른채...
[사진제공 : 국립수목원 숲해설가 노원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