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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사람을 치유하는 숲 프로그램(한국일보, 6.3)
  • 등록일2006-06-05
  • 작성자 / 김**
  • 조회1931
















[기고] 사람을 치유하는 숲 프로그램
 
[한국일보 2006-06-02 18:33]    







 

최근 웰빙 혹은 내추럴빙(Natural-be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숲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국립공원부터 수목원, 자연휴양림, 심지어 우리 주변의 조그만 동산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숲을 찾고 있다. 도시의 인공적인 콘크리트, 아스팔트 환경에서 벗어나 새들이 노래하고 풀꽃, 나무가 향기를 뿌리는 자연적인 환경을 찾아가 새로운 힘을 얻고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다.

숲은 피톤치드라는 특유의 방향성 산림향을 배출함으로써 우리 몸을 쾌적하게 하고, 벌레를 멀리하는 방충, 좋지 않은 냄새를 제거하는 소취, 유해한 세균을 제거하는 살균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놀라운 사실은 숲을 바라보기만 해도 건강이 좋아지거나 병이 빨리 낫는다는 것이다.

미국 델라웨어대학 연구팀은 1972~81년 펜실베이니아주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46명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23명은 주로 활엽수가 심겨진 정원을 볼 수 있게 했고, 23명은 병원의 다른 건물 벽을 보게 했다. 실험한 결과 정원을 본 환자들이 평균 하루 정도 퇴원이 빨랐으며, 진통제의 주사량도 의미있게 적었다. 이같은 사실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숲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뇌 활동, 자율신경계, 스트레스 호르몬, 면역기능 등 생리반응의 측정을 통해 증명할 수 있다. 일본 임야청 연구팀은 2004년 치바현의 숲에 앉아서 주변 경관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과 소란한 치바역 앞에 있는 사람을 대비하여 생리적 변화 측정 실험을 하였다. 그 결과 숲에 있는 사람이 보다 더 안정적인 뇌의 활동을 보였으며, 혈압과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북대 신원섭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숲이 가까이 있는 곳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의 직무만족도가 높고 스트레스와 이직 의사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숲이 있는 학교의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교의 학생보다 집중력, 호기심, 정서적 균형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했다.

국립수목원에서는 충북대와 함께 금년부터 울창한 광릉숲을 이용하여 산림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숲과 함께 지내는 사람이 혈압, 맥박, 호르몬 등의 생리적 변화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 조사하게 된다. 그 후 참여자의 우울증 수준과 행복감, 감정의 변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의학적으로 검증하게 된다.

앞으로 3년에 걸쳐 진행될 연구는 숲이 가진 치유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이를 활용한 대체 임상치료법의 개발과 이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숲은 물과 공기를 깨끗이 해 주는 등 그 공익적인 경제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5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제 숲은 이러한 경제적 가치 외에 의학적 가치까지 새롭게 추가되어야만 할 날이 곧 올 것 같다.

즉, 숲은 단순한 숲에서 벗어나 병원으로 불리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름난 휴양림이나 마을 숲에다 소나무병원, 전나무병원처럼 이름이 붙고, 이러한 나무 병원이 잘 되도록 마을이나 지자체 등에서 정성껏 숲을 가꾼다면 우리나라의 숲이 보존되고 더욱 아름답고 울창한 숲으로 자라는 일석삼조의 숲 가꾸기 효과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권은오ㆍ국립수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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