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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 국립수목원, 오늘 숲에 흠뻑 젖다(매일경제, 6.3)
  • 등록일2006-06-05
  • 작성자 / 김**
  • 조회2717
















광릉 국립수목원, 오늘 숲에 흠뻑 젖다
 
[매일경제 2006-06-02 15:26]







 

한국인들은 등산을 즐긴다. 그러나 정작 숲을 즐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산에 나무가 있고 나무가 많으면 숲인데, 별거냐 할 수도 있겠지만 하늘에 닿을 듯 빽빽이 차오른 나무들을 상상해보자. 그 사이로 난 비교적 평평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정상을 향해 땀을 흘리며 나아가는 등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된다.


얕게 깔린 구름 사이로 제법 햇살이 따가운 6월 초.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은 꽃보다 아름다운 신록의 매력, 그 푸른 기운을 마음껏 뿜어내고 있었다.


아직도 ’광릉수목원’이란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미 99년 국립수목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국내 산림 연구의 총본산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벌써 9년째 주말 관광객을 받지 않고 하루 방문객도 5000명으로 제한해 숲은 넘치는 생명력으로 충만하다. 일단 나무로 만들어진 매표소를 거치고 나면 이곳이 인공적으로 조성된 장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이 자연 그대로다.


전체 면적도 1157㏊(약 350만평). 광릉숲까지 합하면 2240㏊에 달해 국내 최대다. 이 넓고 깊은 숲에 약 5900종의 생물이 숨을 쉬고 있다. 숲을 찾은 사람들은 그저 그 일부일 뿐이었다.


유치원생부터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걷기 좋게 정비된 길을 따라 발을 떼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서두르는 기색이 없었다. 갈참나무, 향선나무 등 양옆으로 늘어선 나무들에선 은은한 향기가 나 마음은 편안하고 절로 여유가 생겼다.


"아유, 어쩜 이렇게 예쁠까~!"


선교회에서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 왔다는 최임숙 씨(50)는 "처음 와 봤는데 나무로 둘러싸인 경관이 너무 아름답다"며 감탄했다.


나무로 지어진 산림박물관은 국내외 산림과 임업에 대한 각종 자료와 동ㆍ식물 표본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곳. 교육적인 효과가 커 학생들은 반드시 거치는 코스다. 특히 특별전시관에선 자연을 큰 주제로 한 유익한 전시회가 달마다 열린다.


국립수목원의 명소인 산림동물원은 하루 두 번(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30분) 인솔자 안내 아래 개방하는 특별한 동물원이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동물들을 평지로 끌어내려 우리에 가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동물을 찾아’ 산으로 올라간다.


왕복 한 시간가량 걸리는 동물원 탐방에 나선 아이들은 벌써부터 "백두산 호랑이! 백두산 호랑이!"를 연발하며 엄마를 조른다.


낮은 산에 사는 어른 앉은 키만한 독수리는 새라기보다 차라리 짐승에 가깝게 느껴졌는데 1m30㎝에 이르는 날개를 펴고 날자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우와~’ 탄성을 질렀다.


꽃사슴 우리에 도착한 아이들은 ’예쁘다’고, 어른들은 ’저 머리에 달린 게 녹용이구먼’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동물들을 찾아가는 길은 경사진 산길이 많아 숨이 차고 힘도 들었지만 보라색 엉겅퀴와 이름 모를 새소리가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얼마 전 태어난 새끼 반달곰을 보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미곰이 잔뜩 예민해져 있단다.


산 가장 윗부분에는 동물원의 하이라이트 백두산 호랑이 암수 한 쌍이 살고 있다. 94년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한ㆍ중 우호 표시로 기증한 백두산 호랑이는 현재 짝짓기가 쉽지 않아 고민이라고 했다.


’숲생태관찰로’는 최고의 산림욕장이다. 나무판자 길로 이어진 길을 걷다보면 깊은 숲 속을 거니는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울창한 숲이 뿜어내는 향기에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듯하다. 강렬한 태양은 숲을 거치며 은은한 조명처럼 그윽하고,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국립수목원에는 이 밖에 사계절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거대한 호수인 육림호를 비롯해 수생식물원, 화목원, 습지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어른이 두 팔로 안기에도 버거운 큰 나무들이 누구나 와서 쉬고 갈 수 있는 휴식처를 만들어 주는 거대한 숲. 도시의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인자하게 껴안아 주는 어머니 품처럼 한없이 평화로웠다.


◆ 찾아오는 길


■ 전철타고 =


의정부역(1호선) 하차, 옛 시외버스터미널(의정부동)에서 광릉내행 시외버스(21번) 이용


■ 승용차타고 =


◇서울(미아리) → 의정부 → 축석고개 → 국립수목원(32㎞)


◇서울(청량리) → 구리시 → 퇴계원 → 광릉내 입구 → 국립수목원(34㎞)


◇서울(석계역) → 태릉 → 퇴계원 → 광릉내 입구 → 국립수목원(30㎞)


◇중부고속도로 → 구리IC → 퇴계원(일동 방면) → 광릉내 입구 → 국립수목원


◇문의 (031)540-1030 홈페이지(www.koreaplants.go.kr)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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