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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DMZ자생식물원은 공사 소리로 요란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 보라색 꽃에 매
달려 꿀을 빠는 곤충들의 날갯소리와 갓 태어난 아기 새 소리로 가득 차야 할 식물원에
웬 공사 소리일까요?

그건 바로 DMZ자생식물원을 대표하는 주제원인 ‘DMZ원’이 여러분께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리모델링에 들어갔기 때문인데요. 이번 국립수목원 웹진에서는 새롭게 바뀔 DMZ원은 어떤 모습일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비무장 지대(DMZ, demilitarized zone)는 자연 생태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다채로운 문화와 역사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DMZ 일원은 강원도 고성, 인제, 화천, 양구, 철원과 경기도 연천, 파주, 김포, 인천광역시 등 3개 광역단체의 9개 시, 군을 지나는 폭 4km, 길이 254km의 아주 넓은 지역입니다. 그 속에는 태백산맥의 높은 고산지대부터 한탄강, 임진강과 같은 강과 하천, 평야까지 다양한 생태계가 담겨있으며 민통선 내의 농경지는 세계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조류들의 월동지가 되어줍니다. 또한 DMZ 일원은 온대성 식물과 한대성 식물이 함께 서식하는 점이 지역 생태계로서 다양하고 희귀한 식물들이 모여 사는 곳이며 다양한 이주민이 정착하여 이곳만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가 형성된 장소입니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DMZ의 대표적 자연경관을 선정, 자생식물을 이용하여 경관적으로 연결하고, 잊혀져가는 DMZ의 문화와 역사를 상징적으로 연출하여 DMZ의 완전한 치유와 통일을 염원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하였습니다. DMZ 일원의 자연을 담아내고자 DMZ원을 크게 동부DMZ, 중부DMZ, 서부DMZ로 나누어 계획하였는데요, 이제부터 하나씩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 동부DMZ
동부DMZ는 험준한 산악지대로 고산식물과 양구의 해안분지, 조선백자 시원지, 철책과 동부 산림 지역에 자생하는 산양이 특징인 곳입니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백자 시원지를 테마로 회벽 담장 및 백자조각정원을 설치하였으며 산양 조형물이 세워질 것입니다. 또한 긴장되고 차가운 철책을 상징하는 금속휀스 및 플랜터를 설치하여 고산식물을 식재하고자 합니다.

□ 중부DMZ
중부DMZ는 철원, 연천, 화천 지역으로 평야와 내륙 습지, 한탄강과 현무암지대가 특징입니다. 주제원 동선 중간에 한탄강 주상절리, 현무암 담장과 중부 지역에 자생하는 고라니 조형물을 설치하고 자생식물들을 식재하여 중부DMZ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담고자 합니다.

□ 서부DMZ
서부DMZ는 김포, 강화, 파주지역으로 구릉지와 해안평야, 갯벌, 두루미가 특징인 장소입니다. 서부DMZ 주제원에는 구릉, 언덕지를 형상화한 돌무더기와 분단을 상징하는 개비온 담장, 두루미 조형물을 설치하고, 서부 해안가에 널리 자생하는 해당화와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대청부채, 금방망이 등을 심으려 합니다.

현재 DMZ원 기반공사는 완료된 상태로, 앞으로 차츰 DMZ의 자생식물들이 채워질 예정입니다. 내년 이맘 때즈음 온전한 DMZ원의 모습을 감상하실 수 있으니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분단 후 70여 년의 세월 동안 자연의 힘으로 전쟁의 상처를 회복하고, 새로운 문화와 역사를 쌓아온 DMZ 지역의 가치를 담아내기에 DMZ원은 너무나 작은 공간이지만, 이 공간을 통해 방문객분들이 광활한 DMZ의 자연을 상상해 보며 더 나아가 전쟁과 분단을 극복해 나가는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DMZ산림생물자원보전과 임업연구사 윤정원, 보조연구원 조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