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지금은 어느 때보다 바람이 극성을 부리는 아주 추운 겨울입니다. 이대로라면 다시는 봄이 오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또 물 흐르듯 시간을 넘다보면 따뜻한 봄기운이 물씬 풍기겠지요. 침엽수원의 청정한 나무들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1년을 살고 있습니다. 겨울의 추운 날씨에도 굳건할 그들인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 당연한 '굳건함'에 타당한 이유가 없는 듯 합니다. 어쩌면 알아주지 않고, 굳이 알려하기 않기에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들도 봄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만도 가슴벅찬 우리는 가장 춥다는 무서운 올해 겨울 날씨와 씨름하느라 다가올 봄을 숨죽이며 기다릴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어느 순간 우리 앞에 봄이 있기를 바랄 뿐이지요. 하지만 오랜 시간 수많은 겨울을 살아온 그들이라면 누구보다 애틋하게 봄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늘 그렇듯 그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를 뛰어넘는 것이 이 침엽수들의 마음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