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살랑살랑, 탁트인 하늘 위로 구름이 몽글몽글. 기분좋은 5월입니다. 식약용으로 쓰이는 온갖 식물들이 가지런히 모인 식약용식물견본원의 봄은 앉은부채의 상추같은 초록잎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앉은부채가 쑥쑥 잎을 올릴 무렵 미치광이풀의 종모양의 꽃이 밑으로 가득 매달렸습니다. 그 맞은편으로는 귀여운 우산나물이 잎을 펼락말락, 바람에 파르르 몸을 떨며 들쑥날쑥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후였을 것입니다. 식약용식물견본원의 식물들이 앞다투어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 말입니다. 우산나물이 잎을 활짝 펴고, 미치광이풀의 꽃이 더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 쯤, 족도리풀과 앵초, 동의나물이 꽃을 피웠습니다. 그리고 삼지구엽초의 하얀 꽃을 마지막으로 지금은 5월의 봄입니다. 항상 몸에 좋은 식물로만 알고 있던 그들의 잎 뒤로 이리도 다양하고 예쁜 꽃이 핀다는 것은 매우 신기한 일입니다. 또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매력이지요. 식약용식물원의 5월은 봄의 꽃이 만발하는 진귀한 5월입니다. 여름에도 가을에도 꽃은 제 계절에 맞추어 핍니다만, 많은 꽃이 한데 모여 소곤소곤 봄을 속삭이는 활기찬 광경을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볼 수 있겠습니까. 봄은 참 고마운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