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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의 열린 광릉 숲 아카데미(경기일보, 7. 5)
  • 등록일2006-07-10
  • 작성자 / 김**
  • 조회2110

 













기고/국립수목원의 열린 광릉 숲 아카데미
[경기일보 2006-7-5]
                                                                                권은오 국립수목원장

한 달에 한 번씩 국립수목원에는 광릉 숲 인근의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온다. 이들은 포천지역 교사들이거나 향토부대 장병들, 농협 직원들, 인근 주민들, 그리고 유관 기관 직원들이다. 이들의 방문 목적은 수목원의 산림박물관이나 꽃, 나무, 숲 등을 보러 오는 게 아니고 ‘광릉숲 열린 아카데미’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아카데미하면 ‘장성 아카데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장성 아카데미는 매주 전국 유명 인사들을 초청, 특강을 열고 있다. 이를 통해 공무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이를 행정에 접목해 혁신에 앞장서며 행정의 생산성을 높이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광릉숲 열린 아카데미는 당초 직원들의 역량 강화 및 혁신 이해 촉진을 위해 가장 먼저 이종민 충북 음성의 고추 농업인을 특별강사로 초청했다. 고추 농업인의 프로페셔널 정신을 수목원 직원들이 본받아 열심히 공부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혁신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첫 특강 후 내용들을 정기적으로 모이는 포천지역 기관장들 모임에서 발표하자 많은 기관장들이 앞으로 함께 참석해 들을 수 있는 기회 제공을 요청했다.
이같은 요청을 반영해 공무원 대상 중심의 강의에서 좀 더 포괄적인 주제를 선정하고 장소도 70여명을 수용하는 회의실에서 200명을 수용하는 시청각실로 변경했다. 그리고 2회 특강으로 박재갑 국립암센터 원장을 초청했다.
초청 당시의 일화이다. 전화를 직접 걸어 바쁜 일정이지만 기꺼이 시간을 내줘 강의 허락을 받은 후 “국립수목원 직원들 대상 특강인데, 사실은 광릉숲 인근 주민들로부터 참여 요청이 있어 국립수목원장이 그렇게 하자고 기분 좋게 약속했는데 괜찮으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강의란 (나의 뜻을) 전하는 것인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특강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욱 좋다”는 시원한 대답이 돌아 왔다. 너무나도 생생한 흡연의 폐해, 특히 해부 내용을 찍은 사진 그리고 손쉬운 건강 관리방법 등과 관련된 강의에 방청석으로부터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처음으로 시도한 직원 중심의 닫힌 아카데미에서 열린 아카데미가 성공한 순간이었다.
‘담배와 암과 건강’이란 주제 이후 광릉숲 열린 아카데미의 다음 3회 강의로는 김영미 에버랜드 서비스 아카데미 주임강사의 ‘친절 교육 및 고객만족도 제고’였다. 친절 및 서비스 제고를 위해선 먼저 CEO들의 웃는 모습이다. 실제 만나 얘기를 해보면 다정하지만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엄숙하거나 근엄한 모습(?)의 사진들만 실려 있다는 게 김 주임강사 강의의 골자였다.
강의를 듣고 국립수목원장 사진을 교체해 김 주임강사에게 알리자 매우 기뻐하며 “에버랜드 서비스 강의 역사상 가장 먼저 사진 교체를 실행에 옮긴 기관”이라고 칭찬해줬다.
양병무 한국인력개발원장의 ‘주식회사 장성군의 혁신사례와 리더십’이란 강의가 4회로 그 뒤를 이었다. 혁신과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선 먼저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사람이 바뀌기 위해선 먼저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지도자의 솔선수범과 리더십도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요지의 특강이었다. 칼 힐티(Carl Hilty)는 그의 저서 ‘행복론’을 통해 “행복해지고 싶으면 무엇보다 먼저 일하라”라고 지적했다. ‘불경’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고 가르치고 있다.
실행이 없는 앎은 무용지물이다. 민·관·학·군이 하나가 돼 유대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고 있다. 함께 열심히 배우는 광릉숲 열린 아카데미는 개인의 역량 강화 및 발전은 물론 국립수목원의 발전, 나아가 지역 발전도 가져오는 작은 주춧돌이 되고 있다. ‘백짓장도 맞들면 가볍다’는 속담처럼 혼자가 아닌 어울려 사는 삶의 기쁨과 향기가 광릉숲에서 더욱 느껴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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