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中
5월의 늦 봄입니다. 계절에 민감해지기 시작하니 봄이 가는 것이 서운해집니다.
꽃이 보여주는 시간이 어느것보다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란 꽃이 화목원 한 쪽을 은은하게 장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옛날 공주였던 선덕여왕은 당태종이 보낸 모란그림을 보고 꽃은 화려하지만 꽃에 벌과 나비가 없으니 아무래도 향기가 없겠다 했습니다. 그 말이 무색하게 오늘 발견한 모란꽃 주변이 벌들로 가득한 것을 보니 모란이 가진 웅장함에는 향기도 필요없겠다 싶습니다.
모란이 지면, 봄은 가고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겠지요. 봄이 가는 것이 서운해 화려한 모란꽃이 더욱 슬퍼 보였나 봅니다.